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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자 프로배구 도로공사-현대건설전이 열린 13일 구미 박정희체육관. 현대건설 레프트 한유미(26)가 끝내 눈물을 보였다.

한유미는 도로공사전에서 팀이 1-3의 패하며 10연패의 늪에 빠지자 코트에서 눈물을 쏟았다. 포스트시즌이 아닌 정규 시즌 경기에서 팀 패배로 선수가 눈물을 보이는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었다.

한유미의 눈물은 최근 팀 사정에서 기인됐다.

지난 시즌 흥국생명과 대등한 경기를 하면서 준우승한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전력이 급격하게 약화됐다.

한솥밥을 먹었던 센터 정대영과 세터 이숙자가 FA(자유계약선수) 자격을 얻은 뒤 GS칼텍스로 이적했다. 한수지와 강민정이 FA 보상선수로 새 식구가 됐지만 두 선수의 공백을 메우기는 역부족이었다.

지난 시즌을 마친 뒤 ‘FA 최대어’로 평가받던 한유미는 여자선수 중 최고 연봉(1억2000만원)을 받고 팀에 잔류했다. 그만큼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다. 어느새 최고참이 된 한유미는 어린 후배들과 함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했지만 매번 그에게 돌아온 것은 패배의 쓴맛이었다.

한유미는 도로공사전에서도 팀 최다인 21득점을 뽑았지만 또다시 첫승에는 실패했고 결국 코트에서 하염없는 눈물을 흘렸다. 한유미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도 눈물을 멈추지 못했고 후배들의 눈가에도 이슬이 맺혔다.

현대건설 이택호 사무국장은 “유미가 게임이 안 풀려서 운 것 같다”며 “하루 빨리 연패에서 탈출했으면 좋겠다”며 착잡해했다.